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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개발자 구하기

벤처업계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혹 그렇지 않더라도 "개발자와 디자이너는 완전 품절"이라는 말은 한 번씩은 들어봤을법한 요즘이다. 우리회사도 서버쪽을 담당해줄 인재를 찾고 있는데, 마찬가지로 믿고 맡길만한 개발자를 도통 만날 수가 없다.


벤처에 관심이 있는, 소위 말하는 '최소한의 레벨'이 갖춰진 개발자들은 그들의 그릇크기에 맞게 실제로 창업멤버로서 스타트업을 시작하거나, 이미 업계의 여러 사람들에게 침(?)이 발라져 있는 경우 다반사. 그게 아니더라도 이미 어느정도 자리를 잡고 현금을 보유한 잘 나가는 스타트업(이 몇이나 되겠냐만은)이 깔끔하고 편안한 근무환경,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 등의 매력적인 조건을 내걸고 나서면 그야말로 투자가 이루어지기 전의 초기단계 스타트업이 좋은 개발자 팀원을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모르는 개발자로부터 이력서가 오는 케이스는 '예전부터 관심이 있었는데 아직 기회가 없어서 제대로 해보지 못했고 열심히 배우겠다'라는 자세의 "열정"으로 포장된 현실적이지 못한 이력서들뿐이다. 실제로 리쿠르팅을 위해 지원자를 만나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몇 시간 얘기를 해보면 스타트업을 향한 그 열정과 관심만큼은 인정하지만 정작 정말 필요한 '실력'자체는 최소한의 수준에도 못미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스타트업의 특성상 누군가를 가르쳐서 현업에 투입할만큼 시간적, 경제적 여유도 따로 없기 때문에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배우겠다는 자세는 너무너무 고맙지만 그다지 현실적인 선택은 아닌 것이다.우리처럼 투자가 이루어지기 전의 스타트업이 '저 먼 곳의 이상향'을 보고 함께 달릴 수 있는 과정을 함께할 동료를 찾는 것은 구인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그럴듯하고 절박하지만, 구직자의 입장에서는 정확히 수치화 할 수 없는 '가능성'만 보고 합류하기엔 이 또한 현실적인 선택이 아닐 것이다.


두 가지의 입장을 어떻게 살짝 비틀어야 경쾌한 박수소리가 짝-!하고 날지 고민이 쌓여만 간다.


제발 연락 좀 주세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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