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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신우일신 日新又日新 일신우일신. 日新又日新 - 매일 새로워지고 또 매일 새로워지다. 5월인데 마치 6월 초여름처럼 유난히도 더웠던 토요일, 팀원들과 오전에 모여 아이디어 회의를 끝낸 후 버스를 타고 사무실로 오던길이었다.내가 앉아있던 버스 뒷자리만큼의, 딱 그만큼의 높이에 은행잎들이 책상위의 서류더미들처럼 쌓여 나뭇가지에 축 늘어져있는게 아닌가. 매해 보아왔던 흔하디 흔한 은행잎이지만 언제 이렇게 많이 나와 자기들끼리 겹치고 쌓일 정도로 자랐을까...했다.십수년을 보며 자란 은행나무에게 매 해 신기하고 경이로움마저 느끼는 이유는 아마 가을이 되면 또 샛노랗게 변할 것이고, 얼마 가지 않아 앙상해질 것이며, 내년 이맘때쯤엔 또 이만큼이나 자라있겠지...라는걸 알기 때문일테다.사람도 그러하면 좋을텐데. 챗바퀴같은 반복된 삶일지..
내가 만든 프로그램. UltrasoundPlayer.exe 내가 만든 작은 실행 파일이다. 그저 wav파일 하나를 해당 시간에 맞춰 재생하는 기능이랄것도 없는 프로그램이다. 이놈 하나를 전국 매장의 POS에 문제 없이 설치하는게 무슨 문제가 그렇게 많은지. 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선 요즘 유행하는 빅데이터를 연구했다. 내 스스로 대단한 일을 할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저 작은 exe파일 하나를 여러대의 컴퓨터에 설치 못할 만큼 못배우진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공부해봐야 말짱 꽝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봐야 잠시하고 말 생각이겠지만. 문제가 생겨서 확인하러 나가면, 바쁜 업무시간에 POS를 붙잡고 발견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문제를 찾아 헤메고 있으면 여간 눈치가 보이는게 아니라서. 쓸데없는것만 ..
지지 않는다는 말. 문득 책이 필요했다. 있는 책이라곤, 근 10년 전부터 읽어왔던 김하인의 각 계절별 시집 4권, 그리고 몇 가지 기술서적이 전부인 내게 문득 그냥 다른 사람은 어떻게 살고 있나를 간접 체험해보고 싶은 호기심이 동한 것이다. 아마 최근 느끼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라던가, 넘치는 일들로 인한 정신적 피로가 겹쳐 "내 삶은 이런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고, 어떻게 살아왔나"가 궁금해진 모양이다.그래서 정해진 스터디 시간보다 두 시간쯤 먼저 서점에 들렀다. 평소 독서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내가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다른 사람의 삶이 적힌 책"을 찾아야 할지 알리가 없어서 무작정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도착한 에세이 코너. 얼추 내가 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더라. 그렇게 또 한 번 무작정 진열된 ..
개발자 구하기 벤처업계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혹 그렇지 않더라도 "개발자와 디자이너는 완전 품절"이라는 말은 한 번씩은 들어봤을법한 요즘이다. 우리회사도 서버쪽을 담당해줄 인재를 찾고 있는데, 마찬가지로 믿고 맡길만한 개발자를 도통 만날 수가 없다. 벤처에 관심이 있는, 소위 말하는 '최소한의 레벨'이 갖춰진 개발자들은 그들의 그릇크기에 맞게 실제로 창업멤버로서 스타트업을 시작하거나, 이미 업계의 여러 사람들에게 침(?)이 발라져 있는 경우 다반사. 그게 아니더라도 이미 어느정도 자리를 잡고 현금을 보유한 잘 나가는 스타트업(이 몇이나 되겠냐만은)이 깔끔하고 편안한 근무환경,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 등의 매력적인 조건을 내걸고 나서면 그야말로 투자가 이루어지기 전의 초기단계 스타트업이 좋은 개발자 팀원을..
집중하기 창업가, founder 혹은 그 이외의 아주 듣기 좋은 직책들 CEO, CTO, Product Manager 등등. 창업하고 이런 "높아보이는, 좋아보이는" 이름값에 팔리고 들떠서 여기저기 벤처관계자들 만나고. 벤처가 힘드네, 이래서 아무나 하면 안되네 하면서 신세한탄도 좀 하고.과연 우리가 하루에 몇시간이나 온전히 집중해서 일을 하는지 생각해보자. 중간중간에 친구의 안부'카톡'과 '단체카톡'이 오고, 부모님의 안부전화도 가끔 오고, 페이스북 알람도 오니 확인해주고, 점심먹으니까 식곤증에 20-30분 졸기도 하고, 누구 스캔들이라도 터지면 네이버 뉴스보고. 그나마 벤처관련 뉴스를 보는건 업계의 흐름을 느낄 수 있으니 좀 더 생산적이랄까. 과연 오늘 순수하게 일을 한 것이 몇시간인가. 우리 제품에 대해 고..
함께 일하기 하나의 product를 만들어내는 것은 수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그 과정에서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 그 자체이다. 그 과정 안에서 모든 팀원이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사고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느낀다. Control하여 팀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context, 즉 알맞은 환경과 스스로 주체가 될 만한 환경을 만들어줌으로써 팀원이 일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정답과 실행의 문제는 별개라서 위의 내용을 실천하자고 항상 다짐하지만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기에 오늘도 한 번 더 마음을 다잡는다. 비록 살가운 말을 전하지 못하는 못난 성격이라도 고맙다는 말, 별 일 없냐는 말을 입에 담아야겠다.